[대구/경북]뉴아시아현악사중주 경북대병원서 사랑의 연주회

  • 입력 2004년 12월 12일 21시 36분


코멘트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이제부터는 전문 연주가들이 사회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국내의 대표적인 클래식음악 연주단체인 ‘뉴 아시아현악사중주’(옛 금호현악사중주)가 13일 오후 7시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콘서트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의명, 김경아 씨,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송영훈 씨 등 4명으로 구성된 뉴 아시아현악사중주는 연말을 맞아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 도시의 대학 병원을 순회하며 사랑과 희망의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번 대구 연주회는 아홉 번째 열리는 행사.

10년째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양대 음대 김의명(金義明) 교수는 “국내 클래식 연주자들이 전체 국민의 1%에 불과한 클래식 팬들만을 상대로 그동안 엄격하고 엘리트주의적인 음악 활동을 해 왔다”며 “이제는 선택과 혜택을 받고 성장한 연주자들이 대중을 위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연주회를 자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 아시아현악사중주는 1990년 창단 이후 세계 70개 국, 80개 도시에서 총 300여 회의 연주회를 개최한 정상급 연주단.

김 교수는 연주 장소를 병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지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게 음악의 존재 이유라”며 “그런 점에서 음악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곳은 병원”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주단의 병원콘서트투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는 ‘호스피스 연주’.

죽음을 앞둔 말기 질환 환자들이 있는 병실을 직접 찾아가 삶의 마지막 선물이 될 지도 모를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 연주단은 이 날 경북대 병원 로비에서 열리는 콘서트 개최 직전 호스피스 병실을 찾아가 엘가의 ‘사랑의 인사’와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 등을 연주할 예정.

김 교수는 “거동하기 조차 힘들어 침대에 누워서 연주를 듣는 말기 암 환자가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하는 보람을 느꼈다”며 “이 같은 콘서트를 앞으로 10년 이상 계속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