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대표적인 클래식음악 연주단체인 ‘뉴 아시아현악사중주’(옛 금호현악사중주)가 13일 오후 7시 대구 경북대병원에서 콘서트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의명, 김경아 씨,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송영훈 씨 등 4명으로 구성된 뉴 아시아현악사중주는 연말을 맞아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전국 주요 도시의 대학 병원을 순회하며 사랑과 희망의 음악회를 열고 있다.
이번 대구 연주회는 아홉 번째 열리는 행사.
10년째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한양대 음대 김의명(金義明) 교수는 “국내 클래식 연주자들이 전체 국민의 1%에 불과한 클래식 팬들만을 상대로 그동안 엄격하고 엘리트주의적인 음악 활동을 해 왔다”며 “이제는 선택과 혜택을 받고 성장한 연주자들이 대중을 위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연주회를 자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 아시아현악사중주는 1990년 창단 이후 세계 70개 국, 80개 도시에서 총 300여 회의 연주회를 개최한 정상급 연주단.
김 교수는 연주 장소를 병원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지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게 음악의 존재 이유라”며 “그런 점에서 음악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곳은 병원”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주단의 병원콘서트투어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행하고 있는 ‘호스피스 연주’.
죽음을 앞둔 말기 질환 환자들이 있는 병실을 직접 찾아가 삶의 마지막 선물이 될 지도 모를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이 연주단은 이 날 경북대 병원 로비에서 열리는 콘서트 개최 직전 호스피스 병실을 찾아가 엘가의 ‘사랑의 인사’와 슈만의 ‘트로이메라이(꿈)’ 등을 연주할 예정.
김 교수는 “거동하기 조차 힘들어 침대에 누워서 연주를 듣는 말기 암 환자가 눈물을 흘리며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음악을 하는 보람을 느꼈다”며 “이 같은 콘서트를 앞으로 10년 이상 계속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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