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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2월 8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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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베르나르 위고니에르 교육 부국장(57·사진)은 8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발표된 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한국 교육은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이 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아 형평성이 좋고 성취도도 높다”며 “6∼15세의 교육비가 OECD 평균 5만2000달러인 데 비해 한국은 4만2000달러로 효율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학교 내의 성취도 격차는 크지 않지만 학교간 격차는 매우 크다”며 “학교 내에서의 격차는 있어도 학교 간 격차는 없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위고니에르 부국장은 “한국은 성취도가 높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지만 학생들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런 부문을 개혁한다면 핀란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높은 성취도가 사교육의 영향 아니냐는 질문에 “멕시코 터키 러시아 헝가리 등이 사교육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나라”라며 “사교육 증가는 세계적인 현상이고 한국이 가장 많은 나라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1위를 한 문제해결력과 관련해 “알고 있는 지식을 어떻게 쓸 줄 아는지를 측정하는 것인데 한국 학생들이 문제해결력이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OECD 학업성취도 보고서 전세계 ‘화들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PISA)’ 보고서가 7일 발표된 뒤 낮은 점수를 받은 국가들은 충격과 우려, 불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획기적으로 교육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미국=수학에서 29개 국 가운데 24위를 차지한 데 대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신문은 “특히 상위권이 엷은 데다 백인과 아시아계를 한 묶음으로 하는 집단과 히스패닉(중남미 출신의 미국 거주 시민) 흑인 집단 간의 점수 격차가 큰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탠퍼드대 에릭 하누세크 교수(경제학)는 “미국 학생들의 수학 실력이 모자라 경제성장이 매년 0.5%포인트씩 잠식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일본 언론들은 ‘톱 학력, 충격의 몰락’ 등의 제목으로 2000년 조사에서 1위였던 수학 실력이 6위로 떨어진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교육 현장과 정부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자립심과 자율성을 높이자는 목적 아래 교과별 학습 강도를 낮추는, 이른바 ‘융통성 있는 교육’을 실시한 탓이 크다고 비판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문부과학상은 “일본이 정체한 사이에 인근 여러 나라가 순식간에 추월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혼자 뒤떨어져 동양의 늙은 소국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일=과거 세계적 교육 수준을 자랑하던 독일이 2000년 평가에 이어 이번에도 중위권에 머물자 ‘교육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0세 때 성적과 소질을 감별해 실업중학, 실업고교, 인문계 고교 등 3개 학교로 구분하는 현행 교육제도에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요제프 크라우스 독일 교사협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PISA에서 상위권에 오른 데 대해 “아시아 국가들은 주입식으로 집단적 교육을 받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도 했다.
▽러시아=이번 결과로 충격에 휩싸였다. 세계 최고라고 자부해 온 수학부문에서 36위를 하는 등 전 분야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기 때문. 언론들은 교육당국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의 교육제도와 교과과정이 서구와는 전혀 다르다며 이번 결과로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영재를 뽑아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옛 소련식 엘리트교육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반성도 나오고 있다.
국제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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