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시조시인 된 ‘조선족 유학생’… 우석대 박미령씨

조선족 유학생이 시조문학지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시조 시인으로 등단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지시 출신 조선족으로 전주 우석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미령 씨(20·여)는 최근 시조문학 전문지인 ‘새시대 시조(옛 현대시조)’ 2004년 겨울호에 ‘나루터’란 작품으로 신인상을 탔다.

박씨는 2년 전 우석대로 유학 온 뒤 기숙사에서 한 방을 쓰는 김미월 씨(국문과 3년)가 건네준 시조집을 읽고 시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박씨는 본격적으로 시조를 배우기 위해 동료 김씨와 함께 중견 시조시인인 이 대학 정순량 교수(63·화학과)를 찾아가 매주 1시간씩 2년 동안 문학수업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박씨의 시조는 현대적 감성을 표현하되 시조라는 그릇에 담아내야 한다는 시조문학의 본령을 짚어 나가고 있다”면서 “작품이 참신하면서도 뜻이 깊고 현대라는 감각이 녹아 있다”고 평했다.

각종 시조전문지의 독자 시단에 30여편의 작품을 발표한 그는 지난해 대전시조문학회가 주최한 제16회 전국한밭시조백일장에서 참방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말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 시조집과 수필집을 틈 날 때 마다 읽어 온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한국에서 소중한 기억들을 간직하면서 컴퓨터공부와 시조 짓기에 전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