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30억 들여 뿌린 해수욕장 모래 파도에 쓸려가

  • 입력 2004년 12월 1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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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세금으로 해수욕장에 모래를 뿌렸는데 한해도 못 넘기고 파도에 쓸려 사라지다니…. 내년 피서객을 어떻게 맞을지 걱정입니다.”

관광소득을 주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는 인천 옹진군 관내 섬 주민들은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올 여름 처음으로 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주요 해수욕장에 엄청난 양의 모래를 뿌렸는데 금쪽같은 모래가 사라지고 있는 것.

행정자치부는 백사장 보호를 요구하는 환경단체와 섬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올 3월 옹진 앞바다에서의 모래채취를 금지시키고 해수욕장에 뿌릴 모래 구입 비용 30억원을 지원했다.

군은 이 예산으로 올 6∼8월 승봉도 이일레 해수욕장 등 관내 8개 해수욕장에 7만7300m³의 모래를 살포했다. 이는 15t 덤프트럭 5153대 분. 전량 충남 태안군과 보령시에서 구입했다.

하지만 2, 3개월이 지나면서 바닷물이 닿는 곳에 뿌린 모래가 파도에 쓸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특히 이일레 해수욕장은 상당량의 모래가 쓸려 가 자갈이 드러났다. 대이작도 큰풀안과 작은풀안 해수욕장은 10월이 되자 뿌려 놓은 모래가 거의 유실돼 버렸다. 해안가 둔덕에 뿌린 모래만 남은 상태.

옹진군 자월면 소이작도 강예식 이장(70·이작2리)은 “벌안해수욕장에 9000t의 모래를 뿌렸는데 몇 개월 사이에 눈에 띄게 줄어 갯바위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모래가 사라지는 이유는 겨울에 접어들면서 강한 해풍(海風)이 불면서 모래사장에 쌓여 있던 모래가 바다로 쓸려 들어가기 때문. 여기에 조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의 특성이 한 몫 했다.

옹진군 관광개발사업소 관계자는 “연간 220만명이 옹진군 섬지역 해수욕장을 찾고 있는 만큼 별도로 모래구입 예산을 확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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