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너무 외로웠나… 40代, 부친묘소서 자살

  • 입력 2004년 11월 26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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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아내를 외국으로 보낸 뒤 혼자 살아가던 40대 ‘기러기 아빠’가 아버지 묘소를 찾아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5일 오후 1시반경 전북 전주시 색장동 야산의 묘소 옆에서 백모씨(42·부동산업·서울 강남구)가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매형 김모씨(58)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처남이 몇 년 전 딸과 아들을 뉴질랜드로 유학 보낸 뒤 처남댁도 함께 보냈다”면서 “23일부터 연락이 안돼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장인 묘소를 찾았다가 숨진 처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백씨의 바지 뒷주머니에서는 큰형에게 보내는 유서가 발견됐으며 묘소 앞에는 소주병과 과일 등이 놓여 있었다.

유서에는 ‘어머니가 오래 사시도록 신경 써 주세요. 조금 있는 재산은 처분해 아내에게 보내주고 자살했다고 말하지 마세요. 먼저 가서 미안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백씨가 처자식을 외국으로 보낸 뒤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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