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장 사장은 회사 구매부장과 함께 현금 5억원을 서류박스 3개에 나눠 싣고 오후 3시경 약속장소로 나가 렉스턴 승용차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나타난 인질범 한 명에게 이를 건넸다.
그러나 장 사장은 인질범들이 아버지를 다시 끌고 갔고 약속대로 가족 일행을 풀어줬다는 연락을 해 오지 않자 오후 3시20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범인들은 이미 가족들은 남산3호터널 앞에 풀어주고 렉스턴 승용차는 용산구 이태원동에 버리고 도주한 뒤였다.
경찰은 운전사 강씨가 기억해 낸 탑차의 차량번호를 토대로 남산터널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인의 차량을 확인해 차량 소유주 민모씨(30)와 차량을 수배하는 한편 렉스턴 승용차 등에 남아 있는 지문을 채취해 신원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장 회장 일행이 “인질범들을 처음 본다”고 한 점과 범인들이 이른 새벽 출발한 이들의 행적을 잘 알고 있었던 점, 집단으로 거액을 요구한 점 등으로 미뤄 청부납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장 회장 가족은 현재 서울 모처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폭행을 심하게 당한 운전사 강씨는 모 병원에 입원했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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