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페스티벌’ 준비하는 셰필드大 이향진교수

  • 입력 2004년 11월 3일 1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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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관계자’들보다는 평범한 관객들 가까이에 있어야 합니다. 영화를 즐기는 것은 이제 생활이니까요.”

영국 곳곳에서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일을 3년째 해오고 있는 영국 셰필드대 동아시아학과 이향진 교수(42·사진).

그는 2000년 런던영화제에서 좋은 한국 영화들이 일반 관객들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독립영화관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이듬해 영국 15개 도시를 순회하는 ‘한국 영화 페스티벌’이 열리게 됐다.

이 교수는 “최근 ‘올드 보이’가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멀티플렉스 극장의 한두 개 관에서 예술영화의 범주로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그는 또 “실제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오는 영국 관객들이 어떤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는지 성별 직업별 연령별 등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장르면에서는 스릴러물이나 공포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페스티벌이 영국에서 자리를 잡아가자 이 교수는 주한 외국인들로 눈길을 돌려 ‘제1회 이화 한국영화제’를 기획했다. 이 영화제는 4일까지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다.

“한국 영화가 국내외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는데도 정작 주한 외국인들은 언어 문제 때문에 한국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이들이 한국 사회의 문화와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그는 한국에서의 영화제를 시작으로 12월 중순까지 영국의 런던, 맨체스터, 에든버러 등을 돌며 ‘제4회 한국 영화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리즈대에서 ‘남북한 영화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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