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性매수 리스트’ 30여명 집중조사

  • 입력 2004년 11월 1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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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지역 K변호사의 ‘판사 성 접대’ 사건과 관련해 춘천지검이 접대가 이뤄졌던 S주점에서 성 매수한 남성 30여명의 명단에 대한 검토에 착수해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현재 “성 접대 문제로 최근 사직한 A판사 외의 다른 법조인에 대한 향응이나 성 접대는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사건의 파장이 얼마나 커질지는 미지수다.

▽사건 발단=판사 성 접대 사건은 S주점 업주 K씨와 마담 손모씨가 선불금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손씨와 여종업원들이 지난해 7월 K씨를 윤락알선과 갈취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자신들이 접대한 남성들의 명단을 제출했고 여기에 A판사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

지난해 2월 법원 정기인사 직후 있은 춘천지법 일부 판사들의 송별 술자리에 K변호사가 동석해 술값을 지불하고 A판사에 대해서는 2차로 ‘성 접대’까지 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K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해 9월 법원에서 기각돼 불구속 기소되자 손씨와 함께 일하던 여종업원 K씨가 올해 5월 ‘S주점에 법조계 인사와 경찰 등이 많이 드나들었고, 이들이 K씨를 비호했다’는 진정서를 부패방지위원회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K변호사가 A판사 외에 춘천지검 직원 1명에게 향응을, 강릉경찰청 직원 1명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부방위는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지난달 초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대검은 춘천지검으로 사건을 넘기면서 서울고검 강익중(姜益中) 검사 등 수사인력을 지난달 11일 춘천에 파견했다. 사건이 확대되자 A판사는 사직했다.

▽수사상황 및 전망=검찰은 지난달 15일과 18일 S주점과 K변호사 사무실 및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S주점과 거래한 9개 카드회사로부터 거래명세도 넘겨받아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경찰에서 넘겨받은 남성 30여명의 ‘성매매 리스트’도 분석하고 있지만 이름이나 이니셜만 적혀 있어 실명 여부나 직업 등은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

검찰은 아직 K변호사 계좌에 대한 추적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크다.

한편 본보는 A판사나 K변호사의 해명을 지면에 반영하려고 노력했으나 접촉할 수 없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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