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지역균형선발 1단계 결과 발표

  • 입력 2004년 11월 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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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학년도에 처음 실시된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 1단계 합격자의 지역별 분포가 각 지역 고3학생 비율과 유사하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형 1단계 합격자 중 시, 군(郡)지역 출신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반면 서울지역의 합격자는 줄어들어 지역 편중 현상을 완화하고 학생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당초 도입 취지를 실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 군 지역 증가, 서울 감소=서울대(총장 정운찬·鄭雲燦)가 1일 발표한 지역균형선발전형 1단계 합격자 자료에 따르면 시, 군지역 출신 학생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9.1%포인트, 3.8%포인트가 증가, 전체 1단계 합격자 중 각각 37.4%, 7.5%를 차지했다. 이는 이 지역 고3학생 비율인 40.8%, 7.5%에 근접한 수치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합격자를 내지 못했던 시골 지역 학교에서도 이 전형을 통해 합격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형에는 지난해 지원자를 내지 않았던 23개 군 소재 28개 고교를 포함, 188개 고교가 새로 지원자를 냈다. 이 관계자는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1단계 전형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38.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서울지역 출신 학생수는 23.4%로 줄었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이른바 '강남'출신 비율 역시 8.9%에서 3.5%로 줄어 이 지역 고3학생 비율인 5.1%에 오히려 못미쳤다. 대전 등 광역시의 경우는 29.6%에서 31.7%로 약간 증가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내용=서울대는 올해 처음으로 수시모집을 지역균형선발전형과 특기자전형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이중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전국 고교별로 3명 이내의 추천을 받아 1단계에서 내신 성적만으로 2~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80%)과 서류, 면접(20%) 평가로 뽑는 것.

이번에 발표된 결과는 내신만을 기준으로 선발한 1단계 통과자 1360명의 지역별 분포로 올해 모집정원 659명의 약 2배수에 해당한다.

각 고교별로 3명의 추천을 받는데다 지난해와 달리 수능 2등급을 전체가 아닌 2개 영역에서만 2등급을 받으면 되도록 낮춰 지방 학생들의 지원이 크게 늘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아직 최종 전형이 남아 있지만 2단계에서도 1단계 성적의 80%가 반영되므로 비율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인문대(모집정원의 40%), 생활과학대(30%)등 각 단과대별로 모집정원의 20~40%를 선발할 예정이며, 전체 정원의 15%를 이공계 우수자 등 특기자 전형으로, 나머지를 정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의의=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입학생 편중 현상을 완화해 학생 구성을 다양화하고 상대적으로 교육 등 사회경제적 환경이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됐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경범(金京範) 책임전문위원은 "우수학생의 기준을 다양화 한 것"이라며 "비록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수능이나 다른 전형요소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질지 모르나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발굴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정시, 수시를 모두 합친 합격자 중 서울지역 출신이 전체 합격생의 38.9%로 재경(在京) 고교 3년생 비율인 24.6%를 훨씬 상회하고 군지역 출신 학생은 1.6%에 그쳤었으며 66개 지역이 1명도 합격자를 내지 못했던 것. 이같은 현상은 2000년대 이래 수년째 지속돼 왔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1단계 성적이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2단계에서도 1단계 성적이 80%를 차지하는 만큼 지역균형전형이 긍정적 효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는 강남 출신 학생이 현 재학생 비율에도 못미치는 등 서울 지역에 대한 '역차별'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균형선발 전형은 정원의 20%가량을 선발하는 것으로 입학생 구성 다양화라는 본 취지가 중요하다"며 "특기자전형, 정시모집 등 다른 전형을 통해 공정한 기회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선발전형의 최종 결과를 지켜본 뒤 향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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