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우리동네가 최고/주안역~쉼터공원

  • 입력 2004년 10월 25일 20시 37분


22일 오후 4시 인천 남구 주안1동 옛 시민회관 쉼터공원 야외무대에서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거리의 악사’는 20여명의 노인들로 구성된 ‘인천 그린 실버악단’.

‘장난감 병정’ ‘옛 동산에 올라’ 등의 노래가 경음악으로 연주되고 원로 가수들의 노래 공연이 이어지자 길 가던 시민들이 속속 야외무대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유럽의 낭만적인 거리 공연장을 연상케 하는 이 곳은 암울했던 군사정권 치하였던 1985년 5월 3일 ‘제헌의회 구성’을 요구하던 노동자 학생 등과 경찰이 격렬하게 대치했던 ‘5·3 인천사태’가 빚어졌던 장소. 한때 온 거리가 흰 페인트를 덧칠한 듯 최루탄 가스로 뒤덮였던 이 곳은 이제 인천시가 자랑하는 ‘젊음의 문화공간’으로 바뀌었다.

2000여평 규모의 시민회관은 철거되고 그 자리는 녹지와 분수대, 간이 체육시설 등을 갖춘 시민 쉼터로 단장됐다. 이 곳에서는 9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문화마당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동안 풍물 팀 ‘가온누리’와 어린이 난타 공연 팀 ‘노둣돌’, 마임 공연 팀 등이 출연했다. 29일엔 색소폰 연주 팀 ‘소리고을’이 무료 공연에 나설 예정.

지하상가 호프집 극장 음식점 등이 몰려 있는 역세권 상가지대인 쉼터공원∼경인전철 주안역 사이 1km 구간은 요즘 20, 30대의 발길이 잦아 ‘2030거리’로 불려지고 있다. 남구는 9월에 이 거리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거리 포퍼먼스, 영화제, 애니메이션 전시회 등의 ‘제1회 주안미디어문화축제’를 열기도 했다.

주안역 광장 맞은편에 있는 ‘남구 청소년미디어문화센터’는 10, 20대의 문화 놀이터다. 이 곳은 멀티미디어 기자재 등 무대 시설이 최고급으로 꾸며져 있어 연극 및 연기 지망생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주안동 일대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바닷물이 드나들어 전국 최초의 천일염전이 만들어졌던 곳이다. 그후 경인전철과 주안공단이 조성되면서 8개동(주안 1∼8동)으로 쪼개졌다.

그 가운데 주안동 중심지인 주안역 일대가 21세기를 맞아 서울 대학로나 홍익대 주변과 같은 ‘문화 지대’로 변신하고 있는 것.

남구 학산문화원 이재숙 사무국장은 “2030거리에서 거리 공연과 축제가 이어지고 소극장, 문화센터 등의 문화공간도 속속 문을 여는 등 주안동이 인천의 명실상부한 ‘문화특구’로 자리 잡아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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