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3代가 장기기증 실천…기증본부 오재철이사 일가족

  • 입력 2004년 10월 25일 18시 33분


자신의 신장기증을 시작으로 아들과 부모까지 일가족 4명이 시신과 장기를 기증해 3대에 걸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오재철 상임이사. 연합
자신의 신장기증을 시작으로 아들과 부모까지 일가족 4명이 시신과 장기를 기증해 3대에 걸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오재철 상임이사. 연합
3대에 걸쳐 일가족 4명이 장기기증을 실천해 감동을 주고 있다.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운동본부)는 이 단체 상임이사 오재철씨(63)의 어머니 변옥순씨가 최근 임종하면서 시신을 한양대병원에 기증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오씨와 오씨의 아들, 오씨의 부친에 이어 어머니까지 ‘사랑의 실천’에 나선 것.

오씨 일가의 릴레이 장기기증은 1994년 오씨가 만성신부전환자 김모씨(65)에게 오른쪽 신장을 기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일은 가족이 모두 사후 시신기증에 서약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다 2000년 5월 오씨의 차남 종화씨가 대전지하철공사 현장에서 불의의 추락사를 당하자 오씨는 아들의 피부와 혈관 등을 70여명의 골다공증 및 화상 환자에게 이식해줬다.

2001년 3월에는 오씨의 부친이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각막은 시각장애인에게 이식하고, 시신은 경기 포천 중문의대에 기증했다.

오씨는 “어머니가 ‘어차피 썩을 몸, 이 땅에 모두 주고 떠나고 싶다’고 하셨다”며 “마련해뒀던 수의도 가난한 사람들의 ‘저승’ 가는 길에 써달라고 해 봉사단체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30여년간 경기 동두천 미군부대 도서관 사서로 일하다 올해 3월부터 운동본부 상임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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