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노조 파업중단…이번엔 ‘복귀 신고서’ 싸고 갈등

  • 입력 2004년 10월 17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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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88일째인 16일 업무복귀를 선언해 공기업 사상 가장 길었던 파업사태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대구지하철공사측이 파업참여 노조원들에게 개별 업무복귀신고서 작성을 요구한 데 대해 노조측이 반발하면서 17일 오후까지 노조원들의 현장복귀는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측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오후 3시부터 파업 노조원 전원이 업무에 복귀하며 향후 투쟁방식을 부분파업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장기파업으로 조합원들이 석 달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시민들의 불편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업무에 복귀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사측은 파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업무 복귀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데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노조측은 신고서 작성 요구와 관련해 “개별 신고서 작성을 요구하는 것은 법규에도 없는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전면 철회한 것이 아니라 부분파업으로 투쟁방식을 바꾼 것에 불과하다”며 “개별 조합원의 복귀의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신고서 작성이 필수적”이라고 반박했다.

노사는 앞으로 협상을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근무형태 등을 둘러싼 의견차가 커 전망은 불투명하다.

노조는 근무형태 변경과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벌인 협상이 결렬되자 7월 21일 전면파업에 돌입했으나 비상인력 투입 등으로 시민들의 지하철 이용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

대구=최성진기자 choi@donga.com

▼대구지하철 파업일지▼

△7월 21일=파업 돌입

△8월 10일=전동차 운행간격 10분에서 15분으로 연장

△8월 12일=민주노총 공공연맹 지하철파업 지지 결의대회

△8월 13일=전동차 운행간격 15분에서 10분으로 재조정

△9월 17일=노조원 35% 업무 복귀

△10월 6일=노조원, 대구시장 출근 저지

△10월 16일=노조, 업무 복귀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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