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교과서 논란]與 “어이없는 주장” 野 “문제의식 당연”

  • 입력 2004년 10월 5일 18시 33분


코멘트
5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는 전날 교육인적자원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이 ‘한국근현대사’(금성출판사 간행) 교과서 내용의 편향성 주장을 제기한 것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오전 10시 국감 시작 직후부터 입씨름을 벌이다 정회를 선언하는가 하면 오후에는 정당별 대책을 논의하느라 다시 정회하는 등 국감은 파행을 거듭했다.

검증을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관련기관의 전문가를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감을 끝낸 후 공청회를 하자고 맞섰다.

열린우리당 조배숙(趙培淑) 의원은 “금성출판사의 교과서가 친북 반미 성향을 띠고 있다는 권 의원의 발언은 편향되고 왜곡된 것”이라며 “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나 기획실장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채택하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의원은 “전날 교육부 장관의 답변으로도 충분하다”며 “교과서 내용을 판단하고 시정하려면 국감 이후 전문가를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하자”고 반박했다.

특히 권 의원 주장의 타당성 여부를 놓고 여야는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구논희(具論會) 의원은 “권 의원이 사상논쟁에 불을 붙여 교과서 집필진은 물론 이를 사용하는 교사들을 친북 좌경세력으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복기왕(卜箕旺) 의원도 “권 의원은 무책임한 폭로의 도를 넘어 국민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권 의원을 제소해야 한다”고 맹공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이군현(李君賢) 의원은 “교과서에서 새마을운동은 부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천리마운동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보통사람으로서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논란의 당사자인 권 의원은 “사상논쟁을 불러일으키려 했던 것이 아니라 편향된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 걱정돼 정부에 우려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며 “이 교과서를 보고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것이 이렇게 공격받을 사안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