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도 한자로 ‘척척’…아홉살의 漢字 신동

  • 입력 2004년 9월 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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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合格한 漢字檢定考試를 祝賀한다고 電話가 많이 왔다. 다른 工夫도 熱心히 해서 目標를 정해 挑戰해야지.’(8월 31일)

아홉 살짜리 초등학교 2학년의 일기내용이다.

전북 전주 용흥초등학교 박헌(朴憲·사진)군은 지난달 한국어문회 주최 한자능력시험에서 3500자의 한자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합격이 가능한 1급 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박군의 한자 실력은 한자 4000여자와 사자성어 700∼800개의 의미를 알고 쓰는 수준.

3세 때 한글을 깨쳐 성경책을 읽었던 박군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재미삼아 본 한자 8급 시험에 합격, 한자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박군은 지난해 5월부터 한자 수험서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한자 공부를 시작, 그해 5월 7급과 6급을 뛰어넘어 5급 시험에 합격했고 11월에 곧바로 2급에 도전해 합격했다.

내친 김에 올해 5월에는 1급에 응시해 근소한 점수 차로 고배를 마시기도 했으나 이번에 재도전한 것. 특히 박군은 지금까지 집에서만 공부해 시험에 합격했다는 것.

박군은 한자뿐 아니라 중국어와 영어 실력도 상당하다. 이미 중학생 수준의 영어단어와 숙어 등을 외우고 요즘에는 회화에 열중하고 있다.

아버지 박성기씨(45·자영업)는 “형편이 넉넉지 않아 학원에 보내지도 못했지만 평소 책 읽기를 좋아하고 지난해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한글과 한자를 섞어 일기를 써 온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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