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덕수궁 돌담길 “썰렁해졌네요”… 가로수 사라져

  • 입력 2004년 8월 22일 19시 12분


덕수궁 돌담길 - 황태훈기자
덕수궁 돌담길 - 황태훈기자
서울의 대표적인 걷고 싶은 거리인 덕수궁 돌담길(사진)이 ‘나무 없는 황량한 거리’로 전락했다.

시청 앞 덕수궁 정문에서 정동교회 앞까지 약 300m 구간의 궁궐 돌담 쪽 느티나무와 살구나무 30여 그루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기 때문.

덕수궁 돌담길은 4월까지만 해도 양 옆 보도에 나무들이 울창했었다. 그러나 현재 돌담 쪽에는 8그루의 나무만 쓸쓸하게 남아있다.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는 새 보도블록이 깔려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승용차가 보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설치했던 돌기둥은 길가에 방치돼 있고 보도블록은 군데군데 깨져 있다.

20일 가족과 함께 돌담길을 찾은 주부 조정애씨(43)는 “덕수궁 돌담길을 찾았다가 나무가 없어진 것을 보고 실망했다”며 “많은 사람의 추억이 어려 있고, 여전히 많은 시민이 걷고 싶어 하는 명소를 너무 소홀히 관리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덕수궁 돌담길 관리를 맡고 있는 중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느티나무와 살구나무 33그루가 올 들어 별다른 이유 없이 고사(枯死) 위기에 놓여 5월부터 경기 남양주시 강북수도사업소로 옮겨 치료했으나 대부분 살리지 못했다”며 “올가을이나 내년 봄에 새 느티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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