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지하철 파업 “아직도 기싸움중”

  • 입력 2004년 8월 16일 21시 09분


대구지하철 파업이 16일로 27일째를 맞았지만 노사의 대립이 심해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이날부터 노조원 900여명이 월배 차량기지에서 집단노숙하며 농성을 하던 방식을 3개조로 나눠 순환식 농성으로 바꿨다. 이는 파업이 한 달을 넘길 것에 대비한 조치로 풀이된다.

노사는 파업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 교섭을 벌였으나 인력 충원과 조직 개편 등에 관한 입장이 팽팽해 별다른 진전이 없다.

13일 대구노동청의 주선으로 노사는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공사 측은 “노조가 터무니없는 요구를 계속 한다”고 비난했고, 노조 측은 “공사 사장이 대구시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여서 협상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월 근무 경우 노조는 15.7일 근무하고 14.7일을 쉬는 안을 제시했고 사측은 18.6일 근무하고 11.8일 쉬는 안을 냈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파업에 참가한 노조원의 월급이 어떻게 지급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원칙이 적용될 경우 파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하철공사 복지팀 관계자는 “2개월 기준으로 상여금을 지급하는 8월은 파업한 기간을 빼면 50% 정도 지급된다”며 “월 200만원을 받는 경우 이번 달은 상여금을 포함해 총 60만원 가량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지하철과 승객의 안전을 위한 파업인 만큼 노조의 협상안이 수용되기 전까지는 파업을 풀 수 없다”며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으로 노조의 사기를 꺾기 위한 압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하철공사측은 “사측은 전국 지하철 가운데 가장 좋은 근무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도 노조는 경영권을 침해하는 단체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노조를 비난했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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