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안보이는 ‘DNA 바코드’ 개발…서울대 최진호 교수팀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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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DNA 바코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서울대 화학부 최진호 교수(왼쪽)와 오제민 박사.- 연합
‘나노 DNA 바코드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서울대 화학부 최진호 교수(왼쪽)와 오제민 박사.- 연합
유전자(DNA) 정보를 이용해 농축산물은 물론 잉크 등 액체에도 생산지 등 제품 이력을 직접 표기할 수 있는 ‘나노 DNA 바코드 시스템’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코드를 제품에 직접 삽입하는 것으로, 상용화될 경우 유통 과정에서 제거나 조작이 불가능해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 화학부 최진호 교수 연구팀은 11일 “특정 정보를 저장한 DNA를 넣은 나노입자를 제품에 삽입해 정보를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나노 DNA 바코드 시스템(NDBS)’을 확립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생산지 품질 등 특정정보를 DNA에 저장한 뒤 나노캡슐에 집어넣어 안정화한 다음 농축산물이나 명품 골동품 등에 뿌리는 방식. 이후 자기력을 이용해 DNA 정보를 농축 분리한 다음 기계로 판독하게 된다.

연구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극소량으로도 판독이 가능하기 때문에 제품의 어느 부위에 부착돼 있는지 알 수 없어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잉크 기름 등 액체에도 삽입할 수 있어 서명 등의 진위 판별이나 환경오염 물질의 유포 경위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DNA는 높은 정보집적성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열이나 효소 등에 의해 쉽게 파괴되고 소량으로는 분석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바코드로 상용화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기술(NT)과 재료공학(MT) 정보과학(IT) 생명공학(BT)의 성과를 연계한 종합과학 시스템”이라며 “유기농 제품의 품질 관리, 오폐수 방출 방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재료공학 분야 전문지인 ‘어드밴스드 메트리얼즈’에 발표됐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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