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중 ‘돈벼락’… 장판밑-벽틈서 1000만원 나와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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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을 앓고 있는 딸을 수발하며 4명의 외손자와 함께 어렵게 살고 있는 80대 할머니가 낡은 집을 고치다 돈뭉치가 나와 때 아닌 ‘돈벼락’을 맞았다.

11일 인천 동구에 따르면 송림2동 새마을협의회가 10일 오전 박모씨(81)의 집을 수리하던 중 장판 밑과 벽 틈 등 집안 곳곳에서 수십만원씩 담긴 검은 봉투들을 발견했다.

발견된 돈은 현금 912만원과 10만원권 자기앞수표 9장 등 모두 1002만원. 이 중에는 이미 문 닫은 모 은행이 1981년 발행한 수표 7장과 현재 통용되지 않는 옛 1만원권 지폐 12장도 포함돼 있다.

새마을협의회는 박씨가 치매 증세가 있어 돈의 출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현재 따로 살고 있는 아들의 오래된 월급봉투 등이 돈과 함께 발견된 점으로 미뤄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숨겨뒀던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회는 발견된 돈 가운데 920만원을 박씨 명의로 새마을금고에 입금시켰다. 지금은 쓰이지 않는 수표와 지폐 등 82만원은 새마을금고측이 한국은행에 문의한 뒤 처리하기로 했다. 1960년대 건축된 박씨의 집은 10평 규모의 방 두개짜리 한옥으로 6명의 가족이 보일러도 없이 살아왔다. 송림2동 주민자치센터 이상진씨(39)는 “할머니는 매달 50여만원에 불과한 생계주거비를 받아 생활했다”며 “돈을 넣은 통장을 보더니 ‘외손자들 공부시키는 데 쓰겠다’며 좋아했다”고 전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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