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소득 20%가 주거비로

  • 입력 2004년 8월 6일 18시 09분


코멘트
근로자 가구가 부담하는 월 평균 주거비가 가구당 66만4230원으로 월간 소득의 5분의 1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宋泰政) 부연구위원은 6일 내놓은 '주거비 부담 어느 정도인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통계청이 발표하는 올해 1·4분기(1~3월) 중 전국 근로자 가구의 전세 평가액 및 자가(自家) 평가액을 월세 기준으로 환산해 산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전세평가액은 전셋집에서 사는 가구가 월세를 내지는 않지만 전세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했을 때 얻는 수익을 집 주인에게 월세로 지불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산정한 금액이다. 자가 평가액은 자기 집을 월세로 임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주거비로 환산한 금액이다.

이런 산출 방식을 적용할 때 근로자 가구가 부담하는 가구 당 월 평균 주거비는 △1990년 19만3477원 △1995년 45만1373원 △1998년 59만2343원 △2000년 60만2109원 △2003년 66만2802원이다.

입주형태별로는 올해 1·4분기 중 자가주택은 월 평균 80만2000원, 전세 가구는 51만2000원, 보증부월세(보증금을 걸고 월세를 내는 방식)가구는 55만4000원, 순수 월세가구는 18만5000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가구의 가계 소득 중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었다.

올 1·4분기 중 월 평균 주거비가 가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6%로 근로자 가구가 버는 돈의 5분의 1 이상을 주거비로 쓰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그 비중은 1998년 27.8%로 최고 기록을 세운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라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송 부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올랐는데도 주거비 부담 비중이 하락한 것은 소득이 늘어난데다 저금리 기조가 월세 기준을 낮추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 근로자 가구 중 자기 집을 소유한 비율은 56.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세 27.4%, 보증부 월세 10.9%, 순수 월세 1.2%, 기타 4.0% 순이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