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살해범 은신추정 아파트 포위… 200여가구 수색

  • 입력 2004년 8월 3일 2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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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2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난 이학만씨(35)가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동 S 아파트에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돼 경찰이 이 아파트를 대대적으로 수색하는 등 추적작업을 벌였으나 이날 밤까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서울 서부경찰서에 마련된 수사본부 관계자는 “오후 4시경 이씨가 자신의 ID로 인터넷에 접속했다는 통보를 관련 업체로부터 받아 현장으로 경찰을 급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후 5시40분경부터 이 아파트에 기동대 3개 중대,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 등 3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ID가 접속된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해당 IP를 사용한 아파트 2개동으로 수사망을 좁혀 수색작업을 벌였다. 28층짜리 아파트 2개동에는 700여가구가 살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H통신서비스를 통해 접속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200여가구의 집안으로 들어가 안방 옷장 욕실까지 5시간여 동안 수색했지만 이씨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휴가를 떠난 집도 있어 3분의 1 정도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밤새 주변을 수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김병철 형사과장은 “S 아파트에서 범인을 목격했다는 시민제보를 받아 확인해보니 신빙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이 아파트에 이씨의 친인척이나 친구가 살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은 3일 배포한 수배전단에 이씨의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어 제3자가 이를 도용해 ID를 개설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4일 인터넷서비스 가입·접속 기록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많은 아파트 주민들은 이씨가 아파트로 숨어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밖으로 나와 초조한 표정으로 경찰의 수색작업을 지켜봤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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