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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8월 3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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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서울시 교육감으로 당선된 공정택(孔貞澤·70) 교육위원은 3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교사 평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사 평가에 학부모를 참여시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
공 당선자는 “교사 평가는 학생 지도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학부모는 교원간 상호평가가 자리를 잡았을 때 교사에 대한 의견을 제기하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체벌을 금지하도록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그는 “그나마 열의 있는 교사가 매를 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열심히 학생을 지도하다 손바닥 몇대 때리는 것까지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그는 당선 직후 초등학교 성적표를 부활시키는 등 ‘학력 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논란이 커지자 그는 ‘수우미양가’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서술식 평가에 ‘탁월함, 우수함, 보통임’ 등을 활용해 학력을 파악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고 밝혀 ‘말 바꾸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당선 직후 새로 도입할 평가방식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말을 바꾼 것처럼 돼 버렸다”고 해명했다.
초등학교 성적표 부활을 비롯해 자립형 사립고 도입, 특수목적고 확대 등 공 당선자의 교육정책은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없애고 인성과 특기적성 교육을 강조한 유인종(劉仁鍾) 현 교육감과 상반되는 측면이 많다.
공 당선자는 “유 교육감이 교육학 전공자로 이론에 밝다면 나는 경제학을 전공한 후 일반교사로 출발한 실무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 교육감은 철학이 확고한 데다 옳다고 믿는 것은 양보 없이 추진하는 뚝심도 있어 인성과 특기적성 교육을 밀고 나갈 수 있었다”며 “나는 유 교육감이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학력을 향상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육감이 ‘서울에 자립형 사립고를 도입하고 특수목적고를 확대하면 전국이 입시 지옥이 될 것’이라며 강력 반대한 것과 관련해 공 당선자는 “경쟁이 심화되는 측면보다는 학교 선택의 기회를 넓힌다는 점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립학교를 보호하고 학원을 공교육의 보완재로 활용하겠다는 방안에 대해 공 당선자의 형제들이 사립대와 학원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연계시키기도 한다.
이에 그는 “이 나라 교육을 위해 헌신한 많은 사학을 보호하고 적극 육성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며 “집안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공 당선자는 또 “학벌 철폐는 운동을 벌인다고 성사될 일이 아니다”며 “지금은 학벌을 우선시하는 시대를 초월해 실력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쪽으로 기업과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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