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5.18묘소 분향

  • 입력 2004년 8월 2일 15시 25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宋斗律·59)씨가 2일 광주를 방문했다.

송씨와 부인 정정희씨는 이날 오전 9시 비행기편으로 광주공항에 도착한 뒤 국립 5·18묘지를 찾았다.

1959년 광주서중 졸업 후 45년 만에 광주를 방문한 송씨는 5·18묘지 정문 출입구 방명록에 '긴 외국생활에 용기를 줬던 광주 영령들의 명복을 빈다'고 적은 뒤 묘지 관리사무소 안내로 5·18민중항쟁 추모탑 앞에서 헌화, 분향했다.

송씨는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 강신석 전 5·18재단 이사장 등 지인들과 함께 5·18 당시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숨진 윤상원씨 등 희생자들의 묘를 둘러본 뒤 5·18 구 묘역으로 이동했다.

송씨는 고 김남주 시인과 1991년 당시 최루탄을 맞고 숨진 명지대생 강경대씨 등의 묘지를 감회 어린 표정으로 참배했다.

그는 "5·18 묘지를 와서 보니 영령들이 '민주화는 종점 없는 과정'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면서 "이들의 힘을 한국 민주화와 통일, 동북아 평화를 실현하는 동인으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194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뒤 제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전남대 교수를 지낸 부친 송계범씨(1996년 작고)를 따라 광주에서 중앙초교와 광주서중을 졸업했다.

송씨는 이날 5·18묘지 참배에 이어 오후 6시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교수와 후원자, 친구 등 100여명과 만찬을 가진 뒤 3일 오전 제주를 방문할 예정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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