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도 ‘장애인 구분 채용제도’ 도입

  • 입력 2004년 7월 30일 2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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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당당하게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29일 경북도청 강당에는 도내 23개 시군에서 근무할 장애인 공무원(9급) 33명이 합격 증서를 손에 쥐고 기뻐했다.

이들은 장애인끼리 경쟁을 통해 시험에 합격했다. 지금까지 장애인이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려면 비장애인과 섞여 시험을 쳐야 했으나 경북도는 지난해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장애인만 별도로 경쟁하는 ‘장애인 구분 채용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를 시행한 지 2년째인 올해 응시한 장애인이 420여명으로 2002년보다 3배가량 늘었다. 합격자들은 지체장애 27명, 시각장애 4명, 신장장애 2명이었으며, 등급은 1∼7급으로 다양했다. 근무분야는 일반행정 31명 전산 1명 사회복지 1명 등이다.

최고령으로 합격한 윤태흠씨(35·영남대 졸업)는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좋아했다.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서울에서 휠체어를 타고 온 장향숙 국회의원은 “장애인 채용에 획기적인 이 제도가 더 활성화되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구분채용제도 아이디어를 낸 이의근(李義根) 경북도지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섞어 채용시험을 치르는 것은 차별”이라며 “시군의 장애인 공무원이 도청에 전입할 경우 정원의 10%를 할당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도가 도입된 뒤 경북도내 장애인 공무원은 227명에서 287명으로 늘어, 2.3%를 차지하게 됐다. 법정의무고용비율은 2%다.

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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