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교통체계 '따로'…시민만 '울상'

  • 입력 2004년 7월 7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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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교통체계개편이 시행됐지만 경기도와 체계가 연결되지 않아 경기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 버스를 타고 오면 서울에서 환승할인을 받을 수 없어 경기도민들이 서울버스만 골라 타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경기도 운수회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시민이 불편할 것을 뻔히 아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왜 협의를 하지 않는 것일까.

▽누가 부담해야 하나?=서울과 경기도를 오가는 시계외 유출입 버스는 광역을 빼고도 3800대 정도. 경기 버스에는 티머니 단말기가 설치돼있지 않다. 거리비례제에 따른 환승할인을 위해서는 카드는 기존의 것도 되지만 단말기는 새로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경기도 버스를 타고 오는 경기도민은 버스비와 서울에서 환승하는 버스비, 지하철비를 따로 내야 하고 서울버스를 타고 오면 환승할 때 거리비례제 적용으로 요금을 덜 내게 된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단말기 설치에 대해 연초부터 협상을 벌였다. 이에 경기도는 4월 서울시에 보낸 의견서에서 경기도내 모든 버스에 단말기를 무상으로 설치해 줄 것과 사업기간 중 사업비 증가나 운영적자 등을 모두 서울시가 부담해줄 것을 요구했다.

경기도 조청식 교통과장은 "처음에 서울시가 단말기를 무상으로 달아준다고 하다가 갑자기 입장이 바뀌었다"며 "기존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경기와 서울을 유출입하는 버스에 대해서만 단말기를 설치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당했고 협상은 완전히 결렬됐다.

시계외 유출입 버스의 승객이 다른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아탈 때 발생하는 환승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도 문제. 서울시는 서울버스는 서울이, 경기버스는 경기도가 부담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기도는 경기버스를 타고 온다고 해도 서울에서 환승할 때 나는 적자는 서울시 지하철과 버스의 것이므로 경기도가 부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차별인가?=서울시는 강남대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 혼잡해소를 위해 버스 노선을 조정하면서 14개 노선의 경기 버스를 5일부터 가로변 정류장에 서게 했다.

경기도민들은 이에 대해 "경기도 버스에 대한 차별"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갑자기 바뀐 정류장 위치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울 간선버스는 4개노선 158대를, 경기도 버스는 14개 노선 148대를 뺐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 대중교통과 신대현 팀장은 "중앙차로의 특성상 정류장에서 버스가 빨리 빠져야 하는데 출입문이 하나인 경기버스가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경기버스 중에서도 강남대로를 관통해 도심으로 오는 1005-1번 같은 것은 제외하고 회전이 필요한 노선이 중앙차로를 이용하다가 회전하기 전에 가로변으로 나와 가로변 정류장을 아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의 해당 업체 관계자도 "대부분 강남역이 종점인 노선으로 정차를 오래해야 하기 때문에 중앙차로를 계속 막고 있으면 우리도 미안해 협조했다"며 "서울시 간선 노선을 경기보다 먼저 뺐기 때문에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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