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천 복구공사 생태계 파괴” 논란

  • 입력 2004년 6월 17일 23시 21분


대구경북녹색연합 등 지역 16개 환경 및 시민단체는 17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가 신천 일대 수해(水害)현장 복구공사를 하면서 하천의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하고 과다한 공사비 지출로 예산을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달 중 감사원에 대구시가 지출한 신천 수해 복구공사비 내역에 대해 감사를 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대구시가 신천에 자연석과 콘크리트를 섞어 바른 ‘돌붙임’ 공법 등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복구공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제방 비탈면에는 하천수가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처리를 해 오히려 물의 흐름이 빨라지도록 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특히 시공 업체들이 신천 바닥을 과도하게 긁어내는 ‘평탄화 작업’을 실시해 하천수의 흐름을 증대시키고 일부 구간은 콘크리트로 하천 바닥을 포장해 하천수가 자연스럽게 지하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결과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밖에 시공업체들이 신천 제방 일부 구간의 경우 비탈면에 엄청난 양의 조경석을 사용하는 등 공사비도 과다하게 지출됐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녹색연합 이재혁 사무국장은 “신천 상류지역인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에서 신천 하류까지 상당 구간을 콘크리트로 덧칠해 하천의 자연 복원력을 떨어뜨렸다”며 “이는 행정당국이 공사를 하기 전 환경전문기관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태풍 ‘매미’로 수해를 당한 신천 일대에 대한 복구사업은 친환경적인 공법을 활용, 홍수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수해 재발 방지를 위한 시설 보강에 주안점을 두고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시는 올 1월부터 이달 초까지 29억여원을 들여 수해로 훼손된 신천 일대 30개 지점을 대상으로 둔치 폭을 줄이고, 제방 비탈면 등에 자연석이나 돌을 그물로 엮어 붙이는 등 복구공사를 했다.

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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