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용 주사제 허용량 40배 잘못표기…피해는 안밝혀져

  • 입력 2004년 6월 17일 19시 19분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태아를 분만할 때 사용하는 주사제의 사용량을 최대 40배까지 높게 표기하도록 제약사에 잘못 지시해 4년간 엉터리 사용법이 부착된 의약품이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은 17일 “2000년 자궁수축 호르몬인 ‘옥시토신’ 성분을 포함한 주사제의 사용량을 ‘밀리단위(mU·호르몬이나 항생제 등의 양을 재는 단위)’로 표기해야 하지만 ‘밀리리터(mL)’로 표기하도록 제약사에 잘못 지시했다”고 밝혔다. mL는 mU보다 10∼40배가량 큰 단위다.

옥시토신의 적정 투여 용량은 1분에 1, 2mU로 시작해 최대 20mU를 넘지 않도록 돼 있다. 현재 용법대로라면 분당 10mU에서 40mU를 투여하기 시작해 최대 800mU까지 사용하는 셈이다.

식약청은 최근 한 의대생이 용법 오기 사실을 제보함에 따라 14일 7개 제약사에 이 사실을 통보하고 15일 홈페이지에 해당 내용을 게시했다.

또 이 약물을 판매한 제약회사들도 4년간 용법이 잘못 표기된 사실을 몰랐으며 의사와 간호사들도 이를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가 자신이 알고 있는 올바른 용법대로 이 약물을 사용한 탓인지 옥시토신의 용법 오기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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