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시립노인병원 ‘무늬만 시립’

  • 입력 2004년 6월 8일 21시 05분


울산시가 16일 개원해 민간에 위탁 운영할 시립노인병원의 의료비를 일반 사립병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고 운영비 일부도 지원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울주군 온양읍 동상리 일원 3200여m²에 지난해 5월 50억원을 들여 착공한 지하 1층 지상 4층(연면적 4300m²) 규모의 시립노인병원을 16일 개원하고 본격 진료에 들어간다고 8일 밝혔다.

인석의료재단(이사장 김광태)에 위탁 운영되는 이 병원은 노인 질환자에 대한 집중 치료와 재활을 위해 의사 5명, 간호사 25명, 간병인 등 총 78명의 의료진과 30실 150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 병원의 의료비는 2002년 10월 마련된 ‘울산시립노인병원 건립 운영조례’에 따라 간병료와 식비 목욕료 프로그램 운영비 등에 대해서만 일반 사립병원보다 조금 싸게 받도록 했을 뿐 통상적인 의료비는 일반 사립병원과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시립노인병원의 환자 1인당 의료비는 일반 사립병원(1인당 월 150만∼2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시와 병원 측은 밝혔다.

또 시립노인병원의 병실 수를 당초 94병상에서 150병상으로 늘렸으나 아직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게 몇 개 병상을 배정할 것인지 정하지 않아 ‘생활이 어려운 만성노인질환자 치료’라는 시립노인병원 건립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시립노인병원을 3년간 위탁 운영한 뒤 적자가 발생할 경우 시가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에 규정해놓고 있어 특혜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형복(金亨福) 보건위생과장은 “시립노인병원은 단순 수용이 아닌 보호와 치료를 위한 노인복지시설이기 때문에 의료비가 다소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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