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고용능력 換亂후 최악

  • 입력 2004년 5월 26일 18시 31분


지난해 한국 경제의 고용능력이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제조업체는 3년째 생산을 늘려도 고용은 오히려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을 해 청년실업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산업의 ‘고용흡수력’은 ―0.05로 9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할 때 고용은 0.05% 줄었다는 뜻이다.

전체산업의 고용흡수력은 GDP(―6.9%)와 고용(―9.5%)이 모두 감소한 98년에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졌다가 99년 0.21, 2000년 0.53, 2001년 0.50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후 2002년 0.41로 둔화됐다가 2003년에 취업자 수가 감소(―0.1%)하면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제조업 분야의 고용흡수력은 99년 0.13, 2000년 0.39로 상승하다가 2001년 ―0.29, 2002년 ―0.08, 2003년 ―0.18로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고용흡수력도 지난해 0.11로 2002년의 0.5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서비스업의 고용흡수력은 99년 0.57, 2000년 0.72, 2001년 0.87 등으로 급격히 상승한 뒤 2002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안용성(安容成)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고용효과가 높지 않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고용효과가 큰 유통 등 내수산업은 위축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현재와 같은 내수침체가 계속돼 서비스업에서 고용이 창출되지 않는다면 성장을 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고용흡수력이란▼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 GDP 증가율로 나눈 것. 실질 GDP가 1% 증가할 때 고용이 몇 % 증가, 또는 감소하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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