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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2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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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한양대를 거친 경력도 닮았다. ‘코리안 특급’은 한양대 재학 중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서울대 특급’은 한양대 정보통신과 2002학번으로 1학년을 마친 뒤 재수해 다시 서울대에 입학했다.
“찬호 형과의 비교는 말도 안돼요. 전 그저 야구가 좋아 즐기고 있을 뿐입니다. 요즘 찬호 형이 부진해 걱정이 되긴 하네요.”
박씨는 학창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던 아버지 박재현씨(52)의 영향으로 유치원 때부터 야구장을 찾았다. 하지만 학업에 뜻을 뒀기 때문에 야구선수는 생각도 못했다. 친구들과 놀이수준으로 즐긴 게 전부.
그러나 대학은 그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엘리트 선수를 뽑지 않는 서울대는 그를 대한야구협회가 인정한 공식 선수로 만들었다. 서울대 야구부는 ‘동아리’ 수준의 팀.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대 야구부와의 친선경기에서 8-3으로 이겨 1976년 창단 이후 감격의 첫 승리를 낚았지만 국내 공식경기에선 아직 승리 기록이 없다. 이렇게 순수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해 야구 자체를 즐긴다는 점이 박씨를 끌어당겼다.
“입학하기 전인 올 2월 서울대 야구부에 가입해 제주도 전지훈련을 다녀왔어요. 15일간 형들과 땀을 흘리며 훈련했는데 마치 저도 프로선수가 된것 같이 행복했어요.”
박씨는 주 3회 하루 2시간씩 훈련한다. 수업이 겹치거나 시험기간이면 그나마 쉰다. 볼 스피드는 시속 110km, 커브와 슬라이더도 던진다. 16일 열린 전국야구선수권대회 현대 2군과의 게임에선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4안타 3실점하고 내려왔다. 팀은 0-17로 7회 콜드게임 패.
“이기는 것보다 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죠. 솔직히 서울대가 엘리트 선수를 보유한 팀을 이긴다면 그 팀은 해체되지 않겠어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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