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티]“지자체 경쟁통해 삶의 질 향상”

  • 입력 2004년 5월 18일 18시 11분


《올해부터 2년마다 그린시티(Green City·환경관리 우수자치단체) 공모전이 열린다. 이 공모전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적극적인 ‘환경 가꾸기’에 나서 자연 생태계를 보전하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 동아일보 등이 공동 주관하는 이 공모전의 도입 배경과 선정 절차, 외국 사례 등을 살펴본다. 》

전 세계적으로 지방 분권이 가속화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는 한 국가 주도의 환경보전 정책은 ‘허공 속의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 같은 철학을 배경으로 한 그린시티 공모전은 독일의 ‘환경수도’(Environmental Capital) 콘테스트(1989∼1998년)를 모델로 삼고 있다.

▽도입 배경=매우 엄격한 환경 규제 정책을 펼쳐온 독일은 1980년대 후반부터 환경수도 콘테스트를 통해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환경 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환경보전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 했다. 온난화, 대기오염, 생태계 파괴 등 급증하는 환경 위기를 중앙정부의 힘만으로 치유하고 생태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그린시티 공모전은 지자체와 주민을 환경 행정의 주체로 내세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환경부 강형신 정책총괄과장은 “지자체간 경쟁을 유도해 환경 친화적인 지역 발전을 실현하는 동시에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정 절차=그린시티는 시·군·구 등 3가지 기초자치단체 그룹별로 2, 3곳이 선정된다. 제주도는 육지와 격리된 섬이며 국제자유도시라는 점에서 광역자치단체로서는 유일하게 선정 대상에 포함됐다. 환경부는 ‘그린시티 선정평가단’(단장 윤양수 한국환경정책학회 회장)과 ‘그린시티 선정위원회’(공동위원장 박선숙 환경부차관·박영신 녹색연합 상임대표)를 만들었다. 선정평가단과 위원회는 9월 말까지 △환경성 종합평가지표(900점)=환경기반(600점)+환경시책(300점) △현장점수(100점) 등으로 후보지를 평가하게 된다.

환경기반 부문은 환경 발전의 지속 가능성을 보는 5개 부문(자연생태, 대기, 물, 폐기물 관리, 정책 기반) 25개 세부 평가지표로 구성된다. 환경시책 부문에서는 각종 환경사업의 특성과 파급효과를, 현장점수 부문은 주민이 체감하는 환경의 질을 따져 평가한다.

▽파급 효과=주민들이 환경보호를 위한 행동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추진하거나 참여하는 기회가 늘어나 환경보호 의식이 한 단계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연합 김혜애 정책실장은 “환경 파괴적인 개발사업에 치중해 온 지자체와 기업이 지역 공동체의 환경을 위하는 마음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의 환경도시▼

독일 프라이부르크, 일본 기타큐슈(北九州), 브라질 쿠리티바 등은 세계 환경 생태 연구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도시의 주민들은 지방 행정당국과 합심해 자연친화적 환경을 가꿨다.

프라이부르크는 흑림(黑林·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울창한 숲)으로 유명한 인구 20만명의 중소 도시다. 이 도시는 1970년대 말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흑림이 큰 피해를 보자 행정 당국과 주민이 환경보전에 발 벗고 나섰다.

독일 최초로 시청에 환경보전국을 설치하고 태양에너지와 폐기물매립지 메탄가스를 이용한 발전 및 난방 시스템을 개발했다.

도심지 자동차 진입 금지 정책과 160km에 이르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프라이부르크의 자랑거리. 프라이부르크는 1992년 독일 환경수도 콘테스트에서 ‘환경수도’로 선정된 이후 국제적인 명소가 됐다.

2001년 일본 환경수도 콘테스트에서 4위를 한 기타큐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광화학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던 공해도시였다.

이 도시는 1972년부터 20년간 행정 당국과 기업이 오염복구 사업에 주력해 환경 도시로 거듭났다. 기타큐슈는 산업폐기물 제로(0) 배출을 목표로 하는 ‘에코타운’을 97년 설치했다.

브라질 쿠리티바는 제3세계의 최고 생태환경도시. 이 도시는 1970년대 초반에 비해 인구는 2배로 늘었지만 자동차 교통량은 30% 줄었다. 쿠리티바는 자전거 도로가 200km나 되는 보행자 천국이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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