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4년 5월 6일 19시 2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시장군수협의회’라는 모임을 통해 행정 및 정책협의를 해왔던 단체장들이 갑자기 ‘도지사 추대’ 얘기를 꺼낸데 대해 지역에서는 단체장들이 정치세력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선거개입 논란이 제기됐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4일 열린우리당이 도지사 보궐선거 경선후보 신청을 받은 결과 기초단체장으로는 고현석 곡성군수, 김종식 완도군수, 민화식 해남군수, 하승완 보성군수 등 4명이 등록했다. 또 한 단체장은 민주당 경선을 신청했다가 출마를 포기했다.
모 군수는 “기초단체장이 지역발전에 기여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도정을 이끌어 지역 발전에 더 큰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후보 등록의 변을 밝혔다. 또 다른 군수는 “주위에서 출마를 권유해서…”라며 애써 말을 아꼈다.
기초단체장들이 광역단체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것을 탓할 바는 아니지만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선 단일후보를 내겠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독자 노선을 걷게 된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모 군수는 “당시 추대 얘기는 간담회에서 몇몇 사람의 개인 의견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서로 눈치만 보다가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될 것 같자 각자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주민들과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경선 참여를 선언한 단체장들은 취임선서 때 하나같이 “주민들의 뜻을 받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에 지역민 의사와는 상관없이 선거전 뛰어들어 유권자들의 선택을 무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선거준비에 몰입하면 정상적 업무수행이 어려운데도 사퇴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경선에서 당선되면 사퇴하고 떨어지면 단체장에 복귀하겠다는 태도다. 지역민들은 무책임한 단체장보다는 당당하고 떳떳한 도지사를 보고 싶어 한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