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염병 던지며 농협 털려다 덜미

  • 입력 2004년 4월 27일 23시 42분


대낮에 농협에 들어가 화염병을 던지며 돈을 털려던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27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박모씨(31·무직)는 이날 오후 4시5분경 광주 남구 월산5동 남광주농협 주월동 지점에 복면을 한 채 화염병 4개를 담은 여행용 가방과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박씨는 가방에서 화염병 2개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창구 직원들을 위협하며 “가방에 돈을 있는 대로 다 담아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3000만원이 담긴 가방을 들고 나가려다 고객들이 “강도야”라고 소리치자 화염병을 출입문과 창구쪽에 던진 뒤 흉기를 들고 직원들을 쫓아다니며 난동을 부렸다.

그는 미리 빠져나간 손님들이 출입문을 잠그고 직원들이 의자를 던지는 등 저항하자 지점장 A씨(46·여)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10여분간 인질극을 벌였다.

이 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공포탄 1발을 쏘자 박씨는 A씨를 풀어준 뒤 자신의 목에 흉기를 대며 자해 소동을 벌이다 경찰의 설득으로 자수했다.

객장 안에는 직원과 고객 등 10여명이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박씨가 던진 화염병으로 창구 벽 등이 일부 불에 타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2년 전 실직한 뒤 1억여원의 카드 빚과 사채 등으로 고민하다 TV에서 복면강도들이 은행을 터는 장면을 보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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