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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7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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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회사 하나 때문에 수많은 공무원이 자살하거나 구속됨으로써 뇌물 앞에 허약한 공무원 사회의 단면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과 부산지방국세청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김운용(金雲龍)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과 부산시 전 교통국장 2명, 국세청 직원 1명 등이 구속됐다.
또 부산시 공무원 6명은 뇌물액수가 적고 대가성이 없어 불기소됐지만 도덕적인 비난을 면할 수는 없다.
검찰은 현재 부산지방경찰청과 부산지방국세청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27일 전 부산경찰청장 박모씨를 소환했고, 뇌물 전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관 1명은 사표를 내고 잠적해 수배된 상태다.
시민들은 문민정부 이후 지속적인 개혁으로 공무원들이 많이 변했다고 믿어왔지만 한낱 버스회사 때문에 부산지역 관가가 술렁일 정도로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더 우려되는 것은 수많은 인·허가와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이고 보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얼마나 많은 뇌물로비로 부실공사와 특혜가 이뤄져 시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공무원들에 대한 시민의 불신도 언젠가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무형의 피해다.
오거돈(吳巨敦)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20일 동성여객 사건에 대해 대 시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깨끗한 행정’ 실현을 위한 특단의 자정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직사회가 변화하리라고 기대하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물론 대다수 공무원은 넉넉지 않은 봉급에 만족하며 청렴하게 살고 있으며 일부 공무원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도 시민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권부서나 고위공직자로 올라갈수록 문제를 일으키는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인 만큼 나머지 대다수의 공무원들도 뇌물로부터 자유롭다고만 볼 수는 없다.
공직사회도 조금씩 깨끗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민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시민들은 공무원들이 주도해 사회정의와 신뢰를 회복하기를 간절한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공직사회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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