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리 주민들은 폐쇄되는 사격장 부지에 평화박물관과 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매향리(梅香里)는 이름 그대로 매화 향기 가득한 평온한 마을로 거듭나게 된다. 주민들의 소박한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미군 당국은 환경 복원을 비롯한 지원책 마련에도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미동맹의 큰 틀에서 보면 걱정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당장 미군이 사용할 대체 훈련장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다. 국방부는 우리 군의 기존 사격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것이 미군의 훈련장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해당 지역주민들은 또 어떻게 설득할지 등이 미지수다. 그런 점에서 군 당국의 대내외적인 조정능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하겠다.
한미동맹 관계가 유지되는 한 주한 미군의 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고 또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미군 훈련 때 지역주민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그치지 않았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전반적인 민군(民軍) 관계 및 주한 미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크게 달라졌다.
이렇듯 바뀐 환경에 적응하면서 한미동맹 관계를 더 공고하게 발전시켜나갈 책임은 양국 정부 및 군 당국에 있다. 매향리 사격장 폐쇄가 긍정적인 변화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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