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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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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이 국민생활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그것도 안전운행과 승객 편의가 먼저 확보된 다음에 생각할 일이다. 아직 개통 초기이지만 고속철은 이 점에서 불합격임을 드러냈다. 정부가 총선 이전에 고속철을 개통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못했다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일반석의 절반을 열차 진행과 반대 방향으로 고정시킨 것은 편의성을 무시한 발상이다. 좌석 수를 늘리느라 회전 장치를 생략했다니 상당수 승객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더라도 수지만 맞춘다면 상관없다는 말인가. ‘역방향’ 좌석 요금을 얼마 할인해 준다고 나선 것도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땜질식 대응이다. 차라리 요금을 얼마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좌석을 제대로 고쳐야 한다.
기존 철도 이용이 불편해진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다. 새마을호 등이 고속철 개통 이후 운행시간도 길어지고 편수도 줄어들었다고 한다. 슬그머니 다른 철도 서비스를 하향 조정한 것은 고객에 대한 중대한 약속 위반이다.
고속철의 화려함을 자랑할 때가 아니다. 준비가 부족했던 만큼 철도 당국은 안정적 시스템이 갖춰질 때까지 보완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용객의 입장에서 바라봐야 안전하고 쾌적한 고속철 시대를 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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