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규씨 2년만에 송환 ‘도피 배후’ 밝혀지나

  • 입력 2004년 3월 18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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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규 전 총경(가운데)이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미국 경찰에 의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그의 송환으로 최규선 게이트와 청와대 밀항 권유설 등 각종 의혹이 드러날 것인가.    -로스앤젤레스=연합
최성규 전 총경(가운데)이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미국 경찰에 의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그의 송환으로 최규선 게이트와 청와대 밀항 권유설 등 각종 의혹이 드러날 것인가. -로스앤젤레스=연합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다 미국으로 도피했던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18일 오후 국내로 송환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채동욱·蔡東旭)는 이날 최 전 총경을 압송해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르면 19일 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이 최 전 총경에 대한 수사를 재개함에 따라 그를 도피시킨 배후가 규명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전 총경은 미래도시환경대표 최규선씨를 통해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1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뇌물로 받은 의혹이 제기되자 2002년 4월 홍콩으로 전격 출국했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검찰은 최 전 총경의 개인 비리와 해외도피 배후는 물론 최씨에 대해 청와대가 밀항을 권유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신상규(申相圭)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18일 “최 전 총경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검찰이 최 전 총경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선 것은 그가 단지 개인 비리 때문에 쫓기다시피 출국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출국 직전까지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도피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이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이 해외도피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란 의혹이 강하게 제기돼 왔다.

이 같은 의혹은 그가 도피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으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아들들의 비위 사실을 가장 많이 알고 있던 인물로 알려졌기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검찰이 ‘최규선 게이트’와 관련해 20여명을 출국금지했지만 최 전 총경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도 의혹을 증폭시켰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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