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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3월 2일 0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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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에서 가장 많은 6기의 원전이 위치한 영광지역에서 1986년 첫 상업운전 이후 지금까지 각종 사고로 40여 차례 가동이 중단돼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방사능 누출사고=지난해 12월22일 영광원전 5호기 터빈건물 집수조(集水槽)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가 유출된 사고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온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최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술원측은 “사고 당시 방사선 감지기가 경보를 울렸지만 원전측은 감지기가 고장 난 것으로 생각해 이를 교체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다 5일간 방사능에 오염된 물 3500t을 그대로 바다에 흘려보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오염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리대상에서 제외한 곳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뿐 아니라 근무자들이 이 사실을 모른 채 방사능에 오염된 물을 그대로 마신 사실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기술원 관계자는 “오염된 물을 마신 4명과 근무자를 상대로 전신 계측을 했으나 다행히 방사능은 검출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고는 전혀 의심하지 못했던 곳에서 방사성 물질이 아무런 관리도 없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2002년 5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영광원전 5호기는 이번 방사능 누출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가동을 중단한 채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다.
▽잦은 가동 중단=영광원전 5호기는 지난해 8월 원자로 출력을 조절하는 제어봉 퓨즈 1개가 떨어져 발전이 중단되는가 하면 같은 해 4월 과학기술부의 정기 검사에서 비상냉각배관 열전달 완충판 7개 가운데 3개가 떨어져 나간 사실이 발견됐다.
5호기와 같은 100만kw급 가압경수로형인 6호기도 지난해 11월 원자로 내부에서 열전달 완충판이 튕겨져 나온 사실이 발견돼 지난 1월 정비를 마치고 현재 과학기술부의 발전 허가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국회 산업자원위에 제출한 ‘90년 이후 전국 원전 가동 중단 기록’ 자료에 따르면 영광원전에서는 47차례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4시간 이상 가동이 중단된 장기 정지사례도 14차례에 달했다.
이 같은 사례는 78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상업운전에 들어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4기) 56차례보다는 적지만 88년 발전을 시작한 경북 월성원전 23차례, 83년 상업운전을 한 경북 울진원전 36차례에 비해서는 많다.
한편 영광지역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는 최근 5, 6호기가 잇따라 가동이 중단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군민들의 의혹이 증폭되자 ‘영광원전 안전성 공동조사 범군민 대책위원회’를 구성, 진상조사에 나섰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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