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기 하남시 문화재 무시하고 공사하다 중단

  • 입력 2004년 2월 23일 19시 19분


경기 하남시가 상당수 문화재가 매장돼 있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지표조사 결과를 무시한 채 도로공사를 강행했다가 공사 중 문화재가 다량 출토돼 공사를 중단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하남시는 19일 덕풍동∼감북동 도로 확포장 공사구간 가운데 3단계 구간인 국가사적 422호 이성산성 인근에서 벌목공사를 벌이다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 2곳과 석축 1곳, 기와 파편 40여점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일 공사를 중단한 채 다음달 발굴조사단을 구성해 3개월 동안 시굴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지표조사를 벌인 경기문화재단 부설 기전문화재연구원은 2000년 6월 공사구간 6곳, 4000여평에 유물이 많이 매장돼 있어 정밀시굴조사를 한 뒤 공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밝혀져 시가 문화재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별도의 시굴조사 없이 1, 2단계 구간에 대해 2001년 6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쳤다.

특히 2단계 구간의 일부 구간(600여m)에서도 매장문화재의 보존가치가 높아 지난해 6월 노선이 변경된 것으로 드러나 3단계 구간 공사에 앞서 당연히 시굴조사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시 관계자는 “3단계 구간에 대해 지난해 5월 문화재청으로부터 ‘공사 도중 매장문화재가 발견될 경우 즉시 공사를 중단한다’는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며 “앞으로 시굴조사를 하면 되는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남=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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