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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2일 22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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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봉산동 구즉감리교회 이재흥(李在興·52) 목사는 다음달 중순 국내 최대 사설 미술관인 대덕아주미술관을 개관하는 소감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대덕아주미술관은 대전 유성구 화암동 32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초현대식 건물로 만들어졌다. 이 목사가 30년 동안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며 수집한 한중일(韓中日) 미술품 2만여점을 전시한다.
그는 신학대학에 다니던 스무 살 때 우연히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들렀다가 한국 고서화를 수집해가는 일본인을 보고 충격을 받아 ‘우리 것을 찾겠다’고 결심했다. 그 결심이 이제 결실을 보게 된 것. 이 미술관 20개 전시관에 전시될 미술품 중에는 청자 백자 고서화 등 국내 미공개 국보급 작품과 수천 년 된 중국 유물도 상당수에 이른다. 현재로선 공개하기 어려운 작품도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이 목사는 선교활동을 겸해 미술품을 수집하기 위해 지금까지 1000여회 이상 아시아와 유럽 등지를 누볐다.
“미술관은 규모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죠. 전시된 작품이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고흐 작품 하나만 있어도 미술관이 살아나잖아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에 버금가는 동양 작품 중심의 미술관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미술관을 짓는 데 쓰인 40억원을 사재로 충당했다.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의 가격은 환산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국내 대기업에서 미술관을 공동으로 세우자는 제안도 있었으나 “고향인 충청도에 자라나는 세대를 위한 번듯한 미술관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이 목사의 고향은 충남 논산이다.
그는 “앞으로도 목회자의 길을 계속 걷겠다”면서 “미술관을 세우는 것은 작품을 공유하는 문화운동 차원에서 영적 회복을 위한 것”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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