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여론광장/시흥 '오염도시' 불명예 씻으려면

  • 입력 2004년 1월 30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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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는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발표한 ‘오염물질별 전국도시 대기오염 조사’에서 아황산가스 미세먼지(PM10) 등 각종 오염물질이 많은 도시 중 하나로 이름이 올랐다.

이런 가운데 연초부터 시화호 안쪽을 매립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개발 계획이 구체화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제2의 시화공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시흥시는 이곳을 인접한 인천과 같은 동북아 물류 허브항을 만들기 위해 옹색한 개발논리를 동원해 주민을 설득하고 있다.

도시는 병들어 가고 있는데 과연 이런 방법으로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갖추게 될지 의문이다. 도시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지역의 특성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아야 한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시흥은 시화호로부터 시작되는 바다 물길과 월곶포구에서 내륙으로 이어지는 갯물길, 그리고 물왕과 도창저수지로부터 발원된 개울 물길 등 물길이 많은 도시다.

물길 주변에는 오이도 유적지 등 국가사적을 비롯한 수많은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다.

갯벌과 염전의 염생식물과 물길이 이루어내는 독특한 식생 등은 다른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시흥만의 자랑이다.

이 물길을 따라 생태계와 문화유산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벨트가 조성된다면 시흥의 역사와 특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학습체험장으로 훌륭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또 문화관광 상품화에 따른 적지 않은 경제적 부가가치도 창출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제대국들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 관광수입이 국가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시개발이 삽날이나 공장의 굴뚝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다.

150년 전 두 사람의 조경건축가로부터 시작된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시민에게 좋은 휴식공간이 되는 것은 물론 연간 수천만명의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역할을 할 지 당시에는 누가 알았겠는가.

이화섭 오이도 유적 보존을 위한 시민대책위원장 lhs15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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