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법무 변론문 大入논술 출제

  • 입력 2004년 1월 7일 0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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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절의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을 유명하게 만든 재판의 변론기가 서강대 2004학년도 정시모집 논술고사에 제시문으로 출제됐다.

이 변론기는 강 장관이 1997년 음란물 제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소설가 장정일씨의 변론을 맡았던 때를 회상하며 쓴 글. 이 글은 2002년 출판사 ‘행복한 책읽기’가 출간한 ‘우리시대의 인물 읽기’ 시리즈 중 1권인 ‘장정일’ 편에 실렸다.

논술에 제시된 지문에서 강 장관은 “육체는 성적(性的)으로 다루어질 자유를 가지며 예술을 포함해서 사회의 모든 외설적 성 표현물을 모조리 금기시할 수는 없다”, “예술은 현실을 반성하고 현실의 보이는 것 그대로를 회의하고 정체를 뒤집어 보는 실험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예술적 실험은 본질적으로 기존가치, 질서와의 충돌을 내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장씨의 입장을 옹호했다.

출제위원장인 서정목 서강대 국문과 교수는 “강 장관의 변론기가 예술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간의 관계를 선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판단해 제시문으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당시 장씨의 변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법원은 2000년 장씨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음란물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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