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2003 한국정치]`10분의 1` 外

  • 입력 2003년 12월 2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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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의1…盧 대선불법자금 규모 관련 조건▼

올해 정치권에서 단연 화제가 된 숫자는 ‘10분의 1’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4당 대표들과 회동을 한 자리에서 “지난해 대선 때 우리가 쓴 불법자금 규모가 한나라당 불법자금의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를 은퇴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이 화제를 일으켰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10%’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인기가수 이효리의 인기곡 ‘10 Minutes’는 ‘10%’로 가사가 고쳐져 불리기도 했다.

▼209…盧측근비리 특검 재의 표결▼

‘209’도 정치권에선 의미 있는 숫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4일 노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대통령측근 비리의혹 특검법안에 대한 재의표결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던진 찬성표가 무려 209표였다. 현행처럼 대통령이 법안 전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뒤 국회가 이를 재의결한 것은 1962년 헌법이 개정된 이후 첫 사례로 한-민-자 공조가 정치권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특히 개헌이 가능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182석)를 껑충 뛰어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12…盧 기자회견-간담회 총 횟수▼

‘12’란 숫자는 토론공화국을 자처한 노 대통령이 올 한해 기자회견 및 간담회를 한 횟수다. 4월 2일 서동구(徐東九) KBS사장 선임과정 해명에서부터 16일 ‘10분의 1 발언 책임지겠다’는 기자회견까지 모두 12번의 회견이나 간담회를 가졌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도 많았던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그때마다 ‘화제’의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4…최낙정 前해양 재임 날짜 수▼

숫자 ‘14’는 최낙정(崔洛正)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재임일수. 스스로 ‘튀는 공무원, 설치는 공무원’으로 불렀던 최 전 장관은 각종 돌출발언으로 장관 취임 14일 만에 전격 경질됐다. 이로써 2001년 ‘충성 메모’ 파문으로 43시간 만에 물러난 안동수(安東洙) 전 법무부 장관, 1993년 10일 만에 딸의 편법 대학입학으로 퇴임한 박희태(朴熺太) 전 법무부 장관 등과 함께 ‘단명(短命) 장관 그룹’에 포함됐다. 그는 또 역대 해양부 장관 가운데 ‘최단명’ 장관, 현 정부 출범 뒤 재임 기간이 가장 짧은 장관으로 각각 기록됐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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