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주시민 '고도 보존법' 반대 파문

입력 2003-12-29 18:57수정 2009-10-10 06:2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북 경주지역 시민단체들과 경주시 등이 최근 국회 문화관광위를 통과한 ‘고도(古都)보존 특별법’이 당초 입법 취지와는 달리 주민보상 문제는 개선되지 않은 채 기존 문화재보호법보다 보존 부분만 강화됐다며 반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특별법 제정운동을 벌여온 경주지역 30여개 시민 및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고도보존법 범시민연합’은 27일 오후 경주경실련 회의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특별법 통과에 반대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따라 범시민연합은 조만간 반대성명을 발표키로 했으며 일부 상인과 주민 등은 특별법 반대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주시와 경주시의회 등도 범시민연합과 같은 입장이어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가 끝나는 내년 1월 9일까지 통과되지 않을 경우 자동 폐기될 것으로 우려된다.

범시민연합은 “국회 문광위를 통과한 특별법 수정안은 당초 시민단체와 경주시 등이 공동으로 마련해 제출한 원안과 크게 다르다”며 “적절한 보상 등을 통해 사유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 법 제정의 취지였으나 수정안은 사유재산권 침해가 더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문화재 발굴시 종전처럼 문화재보호법의 적용을 받도록 한 데다 건축물 제한 등에 따른 손실보상 부분도 삭제됐고, 문화재보존지구 내에서 허가 없이 건물 증개축 등을 할 경우 벌칙이 현행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3년, 벌금 3000만원 이하로 강화됐다는 것.

범시민연합 조관제 집행위원장(61)은 “수정안은 수십년 동안 재산권이 묶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주시민의 생존권을 오히려 후퇴시켰다”며 “장기간 사유재산권이 묶인 일부 토지를 매입하는 매수청구권의 주체를 정부 등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시민연합은 일단 특별법 대표발의자인 한나라당 김일윤(金一潤·경주) 의원에게 국회 법사위 통과를 보류시킬 것을 요구키로 했다.

국회 문광위는 의원입법 형식으로 발의된 특별법을 16일 수정하면서 ‘정비’와 ‘사유재산권 보호’ 등의 용어는 개발을 부추기거나 보상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시민단체들과 경주시 등은 2001년 9월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약 600만평의 사유지가 계속 묶여 있고 개발이 안돼 지역이 낙후돼 있다”며 특별법 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대표발의자인 김 의원 측은 “시민단체 등이 수정안 내용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어 30일 만나 자세하게 설명을 할 방침”이라며 “특별법은 매수청구권 조항이 신설되는 등 시민들의 불편과 피해를 줄이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경주=최성진기자 choi@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