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시대회용 사교육비 연간 1조원"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5시 01분


코멘트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열리는 각종 경시 및 경연대회에 드는 사교육비가 1년에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18일 열린 '학력경시대회 인증에 관한 공청회'에서 이영호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선임연구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영어 수학 과학 등 학력경시대회를 위한 사교육비는 1년에 초등학생 2763억원, 중학생 2308억원, 고교생 1868억원 등 6939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연대회에 드는 사교육비가 초등학생 1220억원과 중학생 1207억원, 고교생 1144억원을 합쳐 357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경시 및 경연대회에 드는 사교육비 추산액을 합치면 1조508억원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전체 연간 사교육비 13조6000억원의 약 8%에 달한다.

이 연구원은 각종 경시 및 경연대회에 참가한 학생수(경시대회 40만9500여명, 경연대회 17만1700여명)와 준비학습 기간, 학원수강료, 참고도서비, 대회 참가비 등을 고려해 이 같은 추정금액을 내놨다.

이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학력경시대회를 대비하는 학원의 수강료는 한 달에 초등학생은 평균 12만4756원, 중학생 20만6346원, 고교생 24만7778원으로 나타났다.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기간은 초등학생 7.22개월, 중학생 7.54개월, 고교생 6.95개월 등이었다.

이 연구원은 "경시대회가 대학 진학의 수단으로 이용되면서 일부 경시대회 주최 기관이 과열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경시대회의 난립을 막아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시대회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학이나 기관이 주최한 경시대회가 총 1131회(하루 평균 3.1회)나 열렸다. 그러나 200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경시대회 입상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은 1만5952명으로 4년제 대학 신입생 모집정원의 3.11%에 불과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