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때 지구당에 거액 살포]"한나라 격전지 1억이상 지원"

입력 2003-12-12 19:03수정 2009-09-28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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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나라당 권오을(權五乙), 열린우리당 김덕배(金德培) 의원의 대선자금 지구당 지원 내용 관련 고백을 계기로 지난해 대선 당시 전국 227개 지구당에 뿌려진 선거자금의 실태가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회창 후보측 1억원이 전부인가=한나라당 수도권 지구당의 경우는 평균 1억원 이상을 지원받았다는 게 관련자들의 증언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당시 3차례 서울시지부 회의에 참석해 매번 3000만∼4000만원을 지원받았다”면서 “회의는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돈을 나눠받는 자리였기 때문에 10여분 만에 끝났다”고 밝혔다.

서울의 다른 지구당위원장은 “우리 지구당엔 총 1억4000만원이 지원됐다”고 말했다.

경기지역의 한 지구당위원장도 “지구당 계좌로 3000만원이 입금된 데 이어 4차례 열린 도지부 회의 때마다 돈을 받았다”며 “2차례는 3000만원씩, 나머지 2차례는 1000만원씩 총 1억1000만원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 위원장은 “수도권이 격전지였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적은 액수가 지원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지역의 경우 지구당별로 1억∼1억5000만원씩 지원됐다고 현지 지구당위원장들은 전한다.

그러나 영남권의 한 지구당위원장은 “권오을 의원 지역구인 안동의 경우 이 후보의 우세가 분명한 지역구인데도 1억2000만원이 내려갔다”며 “수도권이나 충청권 등은 추가로 지원금이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균 1억2000만원이 지급됐을 경우 전체 지구당 지원금 규모는 272억4000만원에 달하며 비공식 추가지원금에 따라 전체 액수는 훨씬 늘어가게 된다. 한나라당은 전체 대선자금으로 226억원을 신고했다.

▽노무현 후보측, 1500만∼4000만원이 전부인가=대선 당시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은 이날 김덕배 의원의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자 “서울 경기지역 지구당엔 3000만원씩, 우세지역으로 여겨진 전남과 전북지역 지역구는 1500만원씩 내려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한 선거구에 여러 개의 군이 딸린 복합선거구 등에는 4000만원씩 지원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해 지역에 따라서는 1000만원가량 더 간 곳도 있다고 밝혔다. 총액은 69억9800만원이라는 게 이 의원의 설명. 여기에 시도지부에 4억5000만원이 별도 지원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도권에 일괄적으로 3000만원씩, 호남에는 1500만원씩 내려 보냈다는 설명에 ‘짜맞추기 의혹’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당의 한 수도권 초선의원은 “내가 받은 돈이 3000만원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나는 2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회계처리가 되지 않은 추가 지원금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상수 의원이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대선자금 중 지구당에 내려간 것 중 일부가 영수증 처리 되지 않았다”고 밝힌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우리당 한 핵심 당직자는 “지난해 11월 후보단일화 이후 당의 재정 사정이 좋아지면서 한꺼번에 선거자금이 뭉텅이로 내려간 지구당이 있다고 들었다”며 “특히 수도권이나 충청지역 등 한나라당 이 후보와 접전을 벌였던 지역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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