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줬다는 진술 오락가락…" ‘월드컵 휘장’ 김재기씨 무죄

입력 2003-12-11 18:51수정 2009-09-2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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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한일월드컵 휘장사업권자였던 CPP코리아 회장으로 활동하며 정관계 로비 명목으로 회사측에서 9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재기(金在基·사진) 전 한국관광협회 중앙회장에 대해 법원이 11일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한 김 전 회장의 무죄 판결로 9개월 넘게 끌어온 월드컵 휘장사업 비리 수사는 성과 없이 막을 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지검 특수1부는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함께 특수수사의 양대 산맥이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됐다.

▽판결 내용=김 전 회장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형사5단독 유승남(劉承男) 판사는 “가장 중요한 직접 증거인 전 CPP코리아 대표 김모씨의 ‘돈을 주었다’는 진술이 오락가락해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김씨가 김 전 회장에게 수차례에 걸쳐 로비 명목으로 전달했다는 수표가 입금된 기록이 없고 김씨가 주장하는 청탁 명목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

김 전 회장이 고위공직자 등에게 로비하기 위해 급여 형태로 돈을 받거나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것도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법원은 밝혔다.

법원은 또 이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 중 언론에 보도됐던 만큼 김 전 회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판결문 요지를 신문에 공시하도록 했다.

판결문 공시는 확정 판결이 내려지면 법원 주관 아래 국가 예산으로 집행하게 된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항소해서 진술이 엇갈린 부분에 대한 사실 관계를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수사 논란=검찰은 올 4월 김용집(金容鏶) 전 월드컵조직위원회 사업국장에 대한 계좌 추적을 시작으로 월드컵 휘장 로비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검찰은 월드컵조직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정부 고위 인사와 정치권에 광범위하게 로비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김 전 국장과 김 전 회장 등 관련자들을 차례로 구속했다.

그러나 CPP코리아측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다는 인물들이 하나같이 로비 사실을 부인했고, 검찰은 반격할 만한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검찰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보좌관 A씨가 월드컵 깃발 및 플래카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였으나 로비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

또 김 전 회장과 김 전 국장 등 CPP코리아 대표 김씨의 진술을 근거로 한 금품 로비 부분이 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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