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이상금소령 "총성없는 전쟁 매일 치릅니다"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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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정훈공보참모입니다. 안녕하세요.”

육군 39사단 정훈 공보 참모인 이상금(李相金·38·여·사진)소령은 부대의 주요 활동상을 외부에 알리는 전령사다. 이 소령은 언론사나 기자실을 수시로 찾아 밝은 표정과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활달한 성격에다 흔치 않은 여성 고급 장교인 때문인지 경남도청 등 관공서에서도 이 소령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마당발’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평소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민이 모른다면 대군(對軍) 신뢰 구축은 어렵지 않느냐”며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는 자료를 내밀며 기자들에게 은근히 ‘압력’을 넣는다. 이처럼 이 소령과 정훈공보실 장교 3명은 매일 ‘총 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는 홍보전에 나선다.

언론 대학원까지 마친 이 소령은 “홍보의 결과가 언론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업무 특성상 술을 마실 일도 가끔 있다. 스스로 밝힌 주량은 소주 2병.

정훈공보실은 홍보 뿐 아니라 북한실상과 통일문제 등에 대한 장병 정신교육, 인성교육 등도 맡는다.

9월의 태풍 ‘매미’ 당시에는 피해현장을 파악해 장병들을 적절히 분산 투입하고, 그들의 활약상을 홍보하느라 두 달 가까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이 같은 공로로 다음달 4일에는 2군 사령관 표창을 받게 됐다.

그는 1988년 대학을 졸업한 뒤 여군사관후보 34기로 군 생활을 시작해 정훈 공보 장교로 6개 부대를 거쳤다. 장교로 예편한 아버지의 영향에다 ‘강하게 살고 싶어’ 여군을 지망했다. 주택공사에 근무하는 남편과의 사이에 2남매를 둔 이 소령은 “공부를 계속해 대학에서 통일문제를 강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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