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학교급식 사기납품 잦다

  • 입력 2003년 11월 14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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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쇠고기나 젖소를 한우로 속여 학교에 납품하거나 각종 음식 재료를 국산으로 허위 표시해 공급하는 등 학교 급식 비리가 끊이지 않아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수입 쇠고기를 속여 납품하다 적발돼 대표가 구속된 뒤에도 이름을 바꿔 영업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나 학교 급식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달 광주지역 9개교에 납품되는 쇠고기를 수거해 축산기술연구소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젖소를 한우로 속여 판매한 광주지역 육류업체 3곳을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8개 초 중 고교에 육류를 납품하는 북구 H업체와 1개 초등학교에 납품하는 광산구 E업체는 학교에서 요구한 한우 대신 젖소 고기를 납품해 왔으며 12개 학교와 계약한 광산구 H업체는 한우와 젖소를 섞은 제품을 납품하다 적발됐다.

특히 광산구 H업체는 최근 광주 북구 D고에 한우 대신 수입 쇠고기를 납품하면서 그 차액을 이 학교 행정실장에게 건넸다가 행정실장과 함께 대표가 구속된 뒤 업체 이름을 바꿔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3개 업체를 광주시에 통보해 행정조치토록 하는 한편 앞으로 광주지역 학교급식 입찰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7월에는 광주 G상회가 북한산 표고버섯 6kg을 국산으로 허위 표시해 시내 학교에 급식용으로 납품하다 적발돼 대표가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달 ‘학교급식감시위원회’의 불시 점검을 통해 김치를 제조하는 T업체가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킬 소지가 있어 농산물품질관리원에 확인을 의뢰하는 등 급식 자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와 관련, 학교 급식 자재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정기화하는 등 감시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처음 실시한 학교급식 납품 자재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교육청이나 각 학교 주관으로 학기당 1회 이상 실시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또 학부모와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학교급식감시위원회'가 급식 현장을 불시에 점검하기로 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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