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학생조직 '한대련' 내년 5월 출범 예정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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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한총련→한대련(?)'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이 '생활, 학문, 투쟁'을 기조로 지난 93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의 뒤를 이어 출범한지 11년만에, 비운동권과 운동권을 모두 아우르는 또 다른 학생조직이 등장할 전망이다.

덕성여대, 동국대, 동아대 등 50개 대학으로 구성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추진위원회 준비단'은 내년 5월 전국 100여개 대학이 참여하는 '한대련 출범식'을 가질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대련 건설을 처음 제기한 추진위 준비단장 문옥주(동아대 총학생회장)씨는 당시 토론회에서 "한총련이니, 전학협이니 하는 기존 조직의 틀을 떠나 단위 학생회장들이 직접 나서 새로운 조직을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한대련 준비단 대변인 김정선(덕성여대 총학생회장)씨는 "기존의 한총련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폭넓은 역할을 거의 못하고 있다"면서 "사상이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함께 할 수 있는 단일 연합체가 필요하다"고 한대련의 출범 배경을 밝혔다.

그는 "올 상반기에 한총련 내부에서 '전국학생투쟁위원회'라는 새로운 조직으로 탈바꿈 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 앞에 추진력의 한계를 느낄수 밖에 없었다"며 "새로운 조직에 대한 각 대학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총련 상층부에서도 한대련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대련에는 덕성여대 등 한총련 소속 10여개 대학을 포함, 비운동권 총학생회로 분류되는 30여개 대학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대련은 자료집을 통해 2004년에는 ▲ WTO교육개방 저지 ▲ 청년실업문제 해결 ▲ 이라크 파병 반대 ▲ 4·15총선 대학생 유권자 운동본부 구성 ▲ 남북 대학생 5월 대축전 등의 사업을 함께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한대련의 노선은 한총련을 정치투쟁 일변도라고 비판하며 학내문제, 교육문제에만 집중하던 다른 단체들과 달리 통일과 정치 분야도 포함하고 있어 한총련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11기 한총련 의장 정재욱(연세대 총학생회장)씨는 "한총련 스스로도 여러가지 개혁적인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한대련과의 통합문제 등은 공식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부 간부들의 구상일 뿐으로, 의장으로서는 섣불리 입장을 표명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한대련의 주장은 각 대학 총학생회간에 직접적인 논의를 통해 조직을 건설하자는 것인데, 남총련이 있는 전남지역에서는 전혀 호응이 없는등 지역별로 입장차이가 있고, 특히 비운동권 학생회도 각각 소속 조직이 있기 때문에 단체들간의 협의 없이는 새로운 조직의 건설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대학관련 뉴스 전문 사이트인 '유뉴스(http://www.unews.co.kr/)'의 한 기자는 "한총련이 현재 이적단체로 규정돼 있어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사업을 한대련과 함께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총련과 한대련이 공존하면서 점차 한총련을 해체하거나 한대련과 통합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현재 한총련 내부에서도 한총련 소속 대학의 한대련 가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건일 동아닷컴기자 gaego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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