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개표기 업자 농협에도 로비

  • 입력 2003년 10월 19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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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특수1부(김태희·金泰熙 부장검사)는 19일 대통령선거 전자개표분류기 사업자 선정 비리에 연루된 관우정보기술이 농협중앙회에 정보인식기를 납품하는 과정에서도 금품 로비를 벌인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펴고 있다.

검찰은 관우정보기술 대표 류모씨(42)를 농협 고위 임원에게 소개해 주고 2500만원을 받은 오모씨(64·무직)와 류씨로부터 정보인식기 구매량을 늘려 달라는 부탁과 함께 3600만원을 받은 농협중앙회 차장 김모씨(43)를 18일 구속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2001년 말 류씨로부터 농협중앙회에 정보인식기를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류씨와 함께 농협중앙회 고위 임원을 찾아가 68억원 규모의 정보인식기 납품 사업권을 받을 수 있도록 청탁한 뒤 관우정보기술이 사업자로 선정되자 2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농협 전산장비 구매 담당인 김씨는 지난해 10월 정보인식기를 납품받으면서 류씨로부터 “구매물량을 삭감하지 말고 주문량을 늘려 달라”는 청탁과 함께 36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씨가 유력 정치인과의 학연 지연 등 친분 관계를 내세워 관공서나 금융기관에 납품을 알선하고 그 대가를 챙겨 온 ‘브로커’였던 점을 중시해 오씨가 류씨의 부탁을 받고 정관계에 로비를 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농협고위 임원이 오씨와 류씨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와 정보인식기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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